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나는 이제까지 그를 34번 만날 수 있었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이것은 지금 이 땅에서 그를 만날 수 있는  최대치이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나는 그의 작품들에 대해 감상문을 남길 능력이 없다. 그저 '봤을'뿐이다.</span>

 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오즈를 만나는 건 나른한 안정을 지나 지속될 수 없는 평화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그는 언제나 예의 잘 잡힌 사각틀 안에서 사람과 사물을 반듯하게 잡아내는 하지만,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한편으로는 회피하려는 듯 다른 허공을 응시하는 눈길을 대체한다.</span>

 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그가 일본 영화의 거의 1세대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면,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내가 읽을 수 있었던 그의 서른 편 이상의 작품들은 대개 있을 수 없는 화해를 담았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일본의 전통성 복원으로 가족과 사회의 치유를 원하는 주제들은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분열된 현실을 조망하고 치유하는 영화를 우선시하는 내게 적잖이 부담스러웠지만,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심각하게 극우적이지 않으면서 너무나 평화스러워 왜곡되었다고할 화면에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들어설 무렵에는 가끔 그 사실을 잊어버릴 때가 많았다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유명한 그 다다미 방식은 아마도 이 특이한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도구였을테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물론, 그가 일본 전후 사회의 사회적 빈곤을 완전히 외면한 것은 아니지만,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당연하게도 국가적 책임보다는 개인간의 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.</span>

 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감독의 전작을 읽고 그를 완전히 다시 생각하고 고려해보는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"전작주의자의 꿈"까지는 아니었지만,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어느 감독이 일구어나간 작품들을 하나씩 따라가는 경험은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오랫만에 영화 숙독에 대한 욕망을 일깨워주었다.</span>

 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후반기 영화 속 하라 세츠코와 류 치슈, 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이 두 배우의 유사 부녀의 언행 모두가 오즈님의 전부랄 수는 없겠지만,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확실히 초/전반기 영화 속 배우들보다 더욱 정감있는 구조를 이루는 데 일조를 한다.</span>

 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(뱀다리) 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하나. 영화보고 눈물 흘리는 일, 처음 당했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"아버지가 있었다"는 상당히 작위적인 작품이었으나, 여튼 울었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그리고 몇 시간 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둘. 30년대 무성 영화들에서 단골로 출연한 배우들에게 정이 들었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그들의 어설프지만 한껏 힘이 들어간 연기가 내내 나를 흥겹게 했다. 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셋. 오즈의 마지막 작품의 결말의 3분동안 드디어 류 치슈는 늙어감에 대해 울먹거린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이 3분은 오즈에게서나 배우에게서나 관객에게서나 작품 내외로 같이 눈물을 잡을 장면이다.</span>

 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. 대학은 나왔지만(1929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예나 지금이나 철 모르는 남편 바로 잡는 것은 아내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. 학생 로망스 젊은 날(1929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내 한 구석 비워내고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든지.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3. 즐겁게 걸어라(1930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한때는 사랑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동기였던 적이 있다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4. 낙제는 했지만(1930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흥겨운 발놀림에 그들의 젊음을 담아서 간다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5. 그 날 밤의 아내(1930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가난한 가족과 형사, 그들의 착한 낮밤의 이야기  * 추천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6. 숙녀와 수염(1931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수염을 깍든말든 원래 그들은 착한 소시민이었다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7. 태어나기는 했지만(1932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계급으로 발 들여놓기에는 너무 버거운 오즈님의 칭얼거림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8. 청춘의 꿈은 어디에(1932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같은 땅과 바람 위에 선 두 그루 나무는 더불어 살 수 있을까?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  자본가의 아들과 소시민간의 애정을 둘러싼 갈등과 화해  * 추천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9. 동경의 여인(1933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인물을 버리고 주변 사물에게로 감정을 실어라.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0. 지나가는 마음(1933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당신은 결코 비극을 용납하지 못해..그렇지만 기쁘지도 못하지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  두 노동자, 술집 여인네들, 부자 관계, 슬프면서 쾌활한 결말  * 추천 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1. 비상선의 여자(1933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남루한 이들이 떠난 후, 남은 이들은 손 흔들어 밤을 밝히네.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  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남녀가 자수한 후 순사들의 흰 장갑이 돌아가면서 나오는 것이 백미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2.  어머니를 사랑하지 않아서야(1934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오랜 방랑 끝에 누군가 던진 평범한 한마디...에 지다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3. 부초 이야기(1934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드디어 제 모습을 드러낸 오즈 야스지로님의 세계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  그가 사랑했던 유랑 극단과 섬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부자관계의 재확인과 이별* 추천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4. 동경의 잠자리(1935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조선 식민지 시절에도 가난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았었군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5. 외아들(1936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당신의 첫 목소리는 동경 밖 가족의 가난으로 흐르는군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  오즈의 첫 유성영화로 마지막 어머니의 힘든 발걸음 뒤 휴식이 애절하다  * 추천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6. 숙녀는 무엇을 잊었는가(1937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모두 다 기쁜 결말은 당신 말대로 역수라 안 어울리네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7. 도다가의 형제 자매들(1941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오즈님의 세계에 가족간의 단절과 효의 문제가 드디어 등장하다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8. 아버지가 있었다(1942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 오즈의 전/후반기 남성 페르소나가 제대로 조우하고 각각의 길을 가다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19. 셋방살이의 기록(1947) 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패전 후 전쟁고아들에 대한 인정 베풀기라는 관변 영화 느낌..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0. 바람 속의 암닭(1948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패전 후 부부관계 회복을 위한 계몽 영화로서의 여인 수난사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1. 만 춘(1949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안정된 흑백화면과 두 남녀배우만큼이나 완숙해진 후기 오즈의 시작  * 추천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2. 초여름(1951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서로 보완하는듯한 두 개체를 통해 일본 전후 전통성 붕괴가 치유될 수 있을까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3. 오차즈케의 맛(1952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부재만이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건 보수적인데..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4. 동경이야기(1953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이제 나는 당신의 언덕배기에 발을 몇번 내디뎌도 좋다 * 경의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5. 조 춘(1956) 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여전히 기차는 오고 가고, 그들은 시골에서 안정된다.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6. 동경의 황혼(1957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글쎄, 당신에게는 이런 가족 비극사는 어울리지 않아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7. 달맞이꽃(1958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당신의 첫 빨간 주전자는 너무 아늑하군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8. 부초(1959) 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25년의 세월에 붉은 빛을 머금다. * 추천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29. 안녕하세요 (1959) 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말없이 TV보는 아이들처럼 헛웃음과 빈말로 물러서는 어른들  * 추천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30. 가을 햇살 (1960) 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18년전 '아버지가 있었다'의 정반대편에서..다르면서 같다. 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31. 고하야가와가의 마을(1961) 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까마귀, 미국인 때문만은 아닐테지요?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32. 못말리는 꼬마(1929) 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아무도 그 유괴의 이유를 묻지 않았네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33. 일본식 싸움 친구(1929)</span>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 그들이 기차와 같이 그리 순순히 떠나보낸 사랑 혹은 꿈  </span>

 

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34. 꽁치의 맛</span> <span style="text-align: left; color: rgb(0, 0, 0); line-height: 12pt; letter-spacing: 0pt; 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(1962) </span> 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</span>

<span style="text-align: justify; color: rgb(0, 0, 0); line-height: 13pt; letter-spacing: 0pt; 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:</span> <span style="text-align: justify; color: rgb(0, 0, 0); line-height: 13pt; letter-spacing: 0pt; 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류 치슈는 꽁치를 만날 수 없다, 내가 더 이상 오즈를 그릴 수 없듯...+ 추천  </span>

<span style='text-align: justify; color: rgb(0, 0, 0); line-height: 13pt; letter-spacing: 0pt; font-family: "바탕"; font-size: 10pt'> </span> 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 </span>

<span style='text-align: justify; color: rgb(0, 0, 0); line-height: 13pt; letter-spacing: 0pt; font-family: "바탕"; font-size: 10pt'> </span> <span style="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 </span>

<span style="text-align: justify; color: rgb(0, 0, 0); line-height: 13pt; letter-spacing: 0pt; font-family: 굴림,gulim; font-size: 10pt"> 오즈 야스지로(1903. 12. 12 - 1963. 12. 12  향년 60세)님에게 감사드립니다.</span>